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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기차 안 만드나 못 만드나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3-03-06 05: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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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면 시장 판도 요동칠 듯

도요타의 첫 순수 전기차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bZ4X’. 지난해 5월 출시했지만 한국에는 들여오지 않았다. (사진 도요타)

세계 1위 자동차 생산국인 일본이 새로운 시장인 전기차 쪽에선 후발국인 이유가 뭘까. 자동차업계에서는 일본이 의도적으로 전기차 진입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본다.

 

전기차 기술 자체는 하이브리드차와 큰 차이가 없어 어렵지 않다. 배터리의 성능이 관건이지만, 이는 자동차 회사보다는 배터리 회사의 기술력이다. 배터리를 사와 모터를 얹는 기술은 비교적 간단하다. 특히나 일본은 하이브리드차를 만들면서 이런 기술을 오랜 기간 다뤄왔다.

 

이런 점을 볼 때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전환 속도를 늦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내연기관차는 부품 수가 2만여개다. 반면에 순수 전기차는 7000개 정도이다. 거의 3분의 1 수준이다. 전기차로 급격하게 전환하면 일본 내 부품 업체들이 도산하고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어 부품업체들이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여전히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차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현실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하이브리드차 선호도가 매우 높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1997년 10월 출시한 후 10년 만에 누적 판매대수 100만대를 돌파했으며 이후 다시 10년이 지난 2017년 1월에는 1000만대를 넘어섰다. 일본이 하이브리드의 덫에 빠진 모습으로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본격적으로 전기차 청사진을 발표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주자 도요타는 2030년까지 총 30종의 순수 전기차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연간 35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렉서스는 2030년까지 전 라인업에 전기차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2035년부터는 100%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혼다도 2040년 100%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 경쟁에 뛰어들게 되면, 판도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선두권인 일본이 제대로 시작도 안 한 현재는 전기차 패권 다툼이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주도권을 쥐려는 한국, 중국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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