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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회사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유효” 법원 사측 승소 판결 잇따라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3-11-07 11: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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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4월 대법 판결 이후 기사 승소 기류였으나 최근 바뀌어

택시회사의 택시들.

택시회사가 노조와 임금협정을 맺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은 유효하다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19년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최저임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택시회사가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은 불법”이라고 판시한 후 유사 소송에서 사측 패소가 지배적이던 기류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주지법 민사11단독 정영호 부장판사는 법인택시 기사 6명이 A택시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고 6일 밝혔다.

 

A회사에서 택시기사로 일한 원고들은 사납금 납부 후 나머지 운송 수익금을 수입으로 가져가고, 고정급여도 지급받는 정액사납금 형태로 임금을 받아왔다.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시행 이후 2018년 A사는 노사 간 임금협정을 통해 택시기사 근로시간을 기존 6시간 44분(2013년)에서 4시간 57분으로 단축했다.

 

이를 두고 원고인 택시기사들은 "고정급여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사측이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탈법행위를 했다"며 근로시간 단축 합의 전 임금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적용을 피하기 위해 근로시간을 줄인 것이라면 문제가 있지만, 이 경우는 탈법 사례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기사들의 실제 근로시간을 파악하기 어려워 사납금 제도로 운영되는 택시운수업 특성상, 노사 합의로 소정의 근로시간에 합의한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초과운송수입금이 최저임금 산정에서 제외됨에 따라 사측 입장에서는 사납금을 증액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사납금 인상 대신 근로시간을 줄여 고정급 비율을 높인 것은 노사 양쪽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합의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 부장판사는 "최저임금 특례조항은 택시기사의 안정된 생활을 위해 제정된 것이지, 기사들의 총수입을 증가시켜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이에 앞서 춘천지법 원주지원 1민사부(부장 이수웅)는 택시기사 14명이 B택시회사를 상대로 낸 2억7000만원대 임금·퇴직금 소송에서 사측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소송 비용도 모두 원고(택시기사들) 측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이 소송 역시 2009년 7월부터 택시업계에 최저임금법이 적용되고, 2019년 대법원 판결사례가 계기가 됐다. 최저임금 산입범위에서 초과운송수입이 빠지자, 사측은 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노조와 협정을 맺어 소정근로시간을 줄였다. 택시기사들은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협정은 무효이니 미지급된 임금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노사의 소정근로시간 협의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택시호출 서비스의 보편화로 택시기사의 1일 주행거리는 줄고, 평균운송수입은 증가한 사정 등이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동기에 반영됐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으로 사납금 인상도 제한됐다”고 판시했다. 

 

또한 “협의 당시 사측이 우월한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기사들의 고령화로 인해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했을 때 재판부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무효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 판결은 양측이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아 지난 1일 확정됐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대법원 판결사례를 근거로 하는 미지급 임금 소송이 전국에서 400건 이상 제기됐으며 기존엔 사측 패소 판결이 100건 이상 잇따랐다. 하지만 지난 1월 부산 지역 기준 첫 사측 승소 판결이 나왔다.

 

당시 부산지법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에 해당해 무효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부산지법은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면 그 시간만큼 사납금을 덜 낼 수 있어 해당 협의가 기사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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