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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육운의 날’ 기념식 국토부 차관도 불참…실장이 훈포장 수여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3-11-15 09: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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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하던 대로’ 겉치레 행사 전락…단체장 ‘나눠 먹기 식’ 수상 여전

제37회 육운의 날 기념행사에서 이윤상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과 수상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맨 왼쪽 이윤상 교통물류실장이 서있는 모습에서 정부의 훈·포장 수여 자리에 장·차관이 불참한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동차 육상운송업계의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올해 육운의 날 기념식에 국토교통부 차관도 참석하지 않아 정부로부터 외면받는 육운산업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났다. 

 

올해 제37회 육운의 날 기념식은 버스운송사업 관련 단체 주최로 14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반포에 있는 JW메리어트호텔서울 5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은 식전 행사로 연예인 축하 공연에 이어 개회 선언→국민의례→내빈 소개→동영상(육운산업의 현재와 미래) 상영→대회사(김기성 전국버스연합회장)→축사(맹성규, 정일영 국회의원)→시상식→격려사(국토부 교통물류실장)→결의문 선서의 순서로 매년 ‘그저 하던 대로’ 별다른 감흥 없이 형식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참석이 예정됐던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불참하는 바람에 기념식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지난해 기념식에는 어명소 제2차관이 참석했는데 올해는 2차관마저 자리하지 않았다. 

 

원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백원국 2차관은 국회 예결위 소위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제3차관으로 불리는 강희업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은 행사 전날인 13일 장인상을 당했다. 

 

정부의 고위 관리로는 이윤상 교통물류실장이 참석했다. 정부의 훈·포장 수여 자리에 장·차관이 불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역대 육운의 날 행사에 장·차관이 나오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원 장관은 지난 8일 열린 제8회 기계설비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기계설비산업은 건축물 내 환기설비, 냉난방과 급수설비 등을 제공하고 관리하는 건설 분야 산업이다. 기계설비의 날 행사에서 최고 포상은 대통령 표창이었다. 육운의 날 불참과 너무 대조된다.

 

육운의 날은 국토교통부 업무가 건설과 교통의 양대 산맥이기 때문에 흔히 건설의 날과 비교되지만, 규모 면에서 건설의 날과 잽이 안된다.

 

건설의 날 기념식에는 1000여명 정도가 참석하며 정부에서 국무총리 참석이 관례화돼있다. 2012년에는 이명박, 2015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기도 했다. 올해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토부 2차관, 여·야 국회의원 10명이 참석했다. 

 

수상 범위와 인원도 금탑산업훈장(1명)을 비롯해 은탑산업훈장(2명), 동탑산업훈장(2명), 철탑산업훈장(1명), 산업포장(3명), 대통령 표창(7명), 국무총리 표창(6명) 등 육운의 날에 비해 훨씬 넓고 많다. 


올해 육운의 날에는 은탑산업훈장 1명, 동탑산업훈장 1명, 산업포장 2명, 대통령 표창 2명, 국무총리 표창 3명 등을 포상했는데 이번 역시 단체장 위주로 ‘나눠 먹기 식’ 논란을 빚었다. 이들 9명 중 현직 단체장이 6명을 차지했다. 

 

육운의 날 행사는 다른 산업의 기념일 행사가 콘퍼런스나 세미나, 토론회, 강연 등으로 알차게 꾸며지는 것과도 비교된다.

 

육운산업에서 곁가지로 뻗어 나간 물류산업도 매년 물류의 날 기념식을 열고 있다. 행사는 유공자 시상식을 진행한 후 콘퍼런스와 강연, 제도개선과 정책 방향 설명회도 갖는다. 올해(31회)는 물류 분야 13개 유망 새싹기업(스타트업)들이 참여하는 기업설명(IR) 경진대회를 가졌다. 

 

육운의 날 행사를 왜 5성급 특급호텔에서 가져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버스, 택시, 화물, 자동차정비 등 육운업계 종사자들 상당수가 근로자 평균임금 수준 아래에 있으며 일선에서 ‘몸으로 때우는’ 사람들이다. 

 

사실상 이들이 육운의 날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데 행사비 예산의 대부분을 ‘겉치레’하기 위해 5성급 특급호텔 대관료로 쓰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의 육운업계 종사자들 대부분은 육운의 날이 있는지도 모르는 실정이다.

 

올해 건설의 날은 서울 건설회관, 물류의 날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장, 항공의 날 행사는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열렸다. 기념식 장소로 모두 뜻깊고 실속 있는 곳을 선택했다. 육운의 날을 5성급 특급호텔에서 연다고 육운산업의 위상이 올라가거나 빛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정부의 훈·포장 수여 자리에 주무 부처인 국토부 장관은 고사하고 차관까지 참석하지 않아 충격을 받았다”며 “국회의원도 국토부 출신 야당 의원 2명만 참석해 정부와 국회 모두로부터 외면받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년 육운의 날 행사에 참석하고 있지만 행사 자체가 갈수록 형식적인 데다 초라하기까지 하다”며 “주최 측이 너무 안일하게 준비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육운의 날 행사는 대한제국 시절 고종황제가 경복궁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자동차를 시승한 날(1903년 11월14일)을 기념해 지난 1987년 이후 매년 열리고 있다. 버스·택시·화물·자동차관리단체가 돌아가며 4년마다 한 번씩 주최하는데 올해는 버스운송사업 관련 단체들이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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