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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T 확대에 택시업계 ‘속 탄다’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4-04-09 09: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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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택시 역할·성격 비슷…‘생존권 위협’ 반발

경기도 똑버스.

택시업계가 수요응답형 대중교통(DRT; Demand Responsive Transport) 확대에 속을 태우고 있다. DRT가 택시와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 택시운송시장을 잠식하고 있어서다. 

 

DRT는 정해진 노선과 시간대로 운영하는 기존 버스운행체계에서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장소에서 차량을 호출해 탑승하는 택시 방식으로 한 단계 발전했다. 대중교통의 보완재이자 신개념 교통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신도시·심야시간 등 대중교통이 불편한 지역과 규제특례로 실증을 거친 지역까지 운행 범위를 확대해 가뜩이나 승객이 줄어든 택시업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반면, 지방자치단체들은 서비스의 질과 편의성을 내세워 DRT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이라 택시업계와 갈등이 높아질 전망이다. 

 

경기도는 ‘똑똑하게 이동하는 버스’라는 의미의 똑버스를 현재 11개 시에 136대를 운행 중이다. 

 

2021년 12월 파주 운정·교하 지역에서 1년간 시범사업을 한 뒤 지난해 3월 안산 대부도 운행을 시작으로 계속 운행지역을 넓혀 왔다. 똑버스의 누적 이용객은 지난해 말 기준 168만8000 명에 달했다.

 

똑버스가 운행되는 지역은 ▲파주 운정·교하 ▲파주 탄현 ▲안산 대부도 ▲평택 고덕 ▲수원 광교 ▲고양 식사·고봉 ▲화성 동탄·향남 ▲김포 고촌·풍무 ▲양주 옥정 ▲하남 위례·감일 ▲안성 동부와 서부 ▲이천 관고동 등이다.

 

똑버스는 정해진 노선을 달리는 기존 버스와 달리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승객이 전용 스마트앱으로 출발지와 도착지를 예약하면 직접 찾아간다. 운행 범위 안에서 이용자의 실시간 호출에 따라 승차지점과 경로를 유동적으로 변경하는 합승 기반 서비스다. 이름만 똑버스일뿐 사실상 지역의 합승택시와 다름없다.

 

똑버스 요금은 일반 시내버스와 같고 수도권 통합환승할인도 적용된다. 

 

택시업계의 반발은 지난해 9월 표면화됐다. 파주시의 택시회사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시·군이 요금 일부를 부담하는 ‘천원택시’와 영역이 겹친다며 도입을 반대하고 나섰다.

 

결국 파주시는 비대위와 일부 지역을 배제하는 데 합의하며 똑버스 운행에 들어갔으나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다른 도농복합 도시들도 똑버스 도입에 어려움을 겪어 일부는 참여 의사를 철회하기도 했다. 

 

올 2월에는 이천시 법인택시기사 70여명이 이천시청을 방문해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똑버스 운행 전면 폐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올해 315억원(경기도 127억원, 시군 188억원)의 예산을 세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20개 시군 261대(운행 중 136대, 신규 125대)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향후에는 똑버스의 운행 범위도 시군내 일정 권역을 넘어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까지 오가는 광역똑버스 운행도 검토하고 있다.

 

충남 천안시는 지난해 12월 시범운행을 시작한 천안콜버스의 운행시간 확대를 추진했다가 택시업계의 반발에 막혀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천안 택시업계는 천안콜버스가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콜버스 시범사업 철회와 추가확대 계획 전면 철회를 주장하며 집회를 이어왔었다.

 

서울시는 오는 7월부터 강남 일대에서 심야 자율주행택시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자율주행택시는 DRT의 정점이다. 

 

서울시는 자율주행택시 시범 운영기간에 상용화가 가능한지 점검한다. 시범 운영 뒤 8월에는 월~금요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강남 일대에서 정식 운행할 예정이다.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사람은 서울시의 자율주행 전용 스마트폰 앱인 ‘TAP!’을 통해 택시를 호출할 수 있다. 일단 요금은 없지만 서울시는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서비스 안정화 기간을 거쳐 유료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강남은 심야 택시 수요가 가장 많은 곳 가운데 하나다. 자율주행택시 운행이 정착되면 그만큼 기존 택시 수요는 줄어들게 된다. 택시업계로서는 큰 위기다.

 

서울시는 향후 24시간 자율주행택시 운행 체계를 갖추고, 다른 지역으로도 관련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는 상암·강남·청계천·청와대·여의도(국회 주변) 등 6곳에서 자율주행차를 시범운행하고 있다. 상암동 일대에서는 2021년부터 유상운송 자율주행차를 운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4일부터 합정역과 동대문역을 오가는 ‘심야 자율주행버스’를 운행 중이다. 또 오는 10월부터 새벽 시간대에 도봉산역~수유역~혜화역~종로5가~여의도~영등포역 25.7㎞ 구간을 달리는 자율주행버스를 새벽에 운행할 예정이다. 

 

심야 자율주행택시나 자율주행버스 모두 경기침체와 이용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택시업계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DRT 도입에 택시업계가 참여하는 곳도 있다. 대구시는 내년 상반기에 DRT를 본격 도입할 예정인데 연구용역 개시와 함께 택시를 DRT 수단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 택시업계도 DRT 운행 투입을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기존 택시 차량을 DRT 운행에 투입하면 택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시책과도 호응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DRT는 기본적으로 택시업계가 기존에 담당해왔던 서비스와 맞물린다. 택시와 역할·성격이 흡사한 DRT를 기존 택시 운행지역에 택시요금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투입한다면 택시업계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 또 현재 한정된 택시면허와 관련,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DRT 대상지 선정 근거와 기준을 명확히 하고, 택시업계와 상생 방안에 대한 협의를 거쳐 큰 줄기를 잡아야 한다는 게 많은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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