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연휴를 앞둔 지난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이 이용객 차량으로 꽉 차 있다.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갈 때 버스 대신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이 크게 늘면서 주차 전쟁이 심해지고 있다. 이번 설 연휴는 무려 9일간 쉴 수 있는 만큼 해외여행객들이 크게 늘면서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너도나도 자가용을 끌고 공항을 가다 보니, 주차장엔 한눈에 봐도 차들이 꽉 차 있고, 비집고 들어오는 차량도 한참을 돌고 나서야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간다.
갓길주차는 기본이고, 차를 대면 안 되는 소화전 앞이나 심지어 통행로에 그냥 차를 대고 가버린 비양심 차량도 있다.
평일 낮에도 인천공항 주차장은 만석이다. 이중주차 된 곳도 많고, 운행에 지장을 줄 만큼 아슬아슬하게 주차된 차량도 있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1터미널 주차장 이용률은 휴가철 평균 106%에 최대 136%까지 오른다. 늘 포화상태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은 버스 또는 택시, 전철 그리고 자가용이 있다.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은 요금이 너무 비싸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버스로 인천공항을 갈때 교통비가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 경기 수원시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공항버스 요금은 1만3500원으로 왕복하면 2만 7000원, 4인 가족이 이용하는 경우 공항을 오가는데 10만 8000원이 든다.
택시를 이용하면 13만 원 가량 든다. 또 전철로 이동하면 시간도 더 걸리고 몇 번을 갈아타야 한다.
반면 자가용을 이용하면 시간과 비용이 줄어든다. 장기주차장 하루 이용료가 9000원, 2박 3일이면 2만 7000원이다. 통행료는 연휴동안 무료이고, 기름값을 더해도 채 5만 원이 되지 않는다.
이러니 다들 자가용을 가지고 인천공항에 간다고 말한다.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한 4년간의 1분기 인천공항 교통수송 분담률을 보면 2019년 30%대에 불과했던 승용차 이용객은 2020년 이후 40%대로 높아졌다. 반면 50%에 육박하던 버스 이용객은 최근 30% 초반대까지 낮아졌다.
코로나19 시기 어려움을 겪던 공항 리무진 회사가 버스비를 올린 탓이다. 서울에서 공항으로 가는 경우 1만 3000원대이던 요금이 최근 1만 7000원까지 뛰었다.
자가용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버스요금을 낮춰야 하지만 민간 버스회사에게 손실을 떠안고 버스비용을 내리라 권고하기도 어렵다.
주차장 이용료를 대폭 올려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는 것 또한 저항이 클 수 밖에 없다.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어 오늘도, 내일도 인천공항 주차장은 만차다. 인천공항의 주차 전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