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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시야 사각지대’ 사고 빈발…대책 없나?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1-09-05 17:33:42
  • 수정 2021-09-05 17: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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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울하지만 일부 과실 못 면해…운전자가 조심할 수밖에 없어“

지난달 27일 강남구 선릉역 사고 현장 블랙박스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화물차의 구조적 특성상 운전자의 ‘시야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쉬워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화물차 사고가 발생 시 화물차 운전자의 시야 사각지대가 쟁점으로 제기된 사고가 적지 않다. 

 

지난달 26일 오전 11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도로에서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 A 씨가 뒤에 있던 23톤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숨진 운전자 A씨는 선릉역 인근에서 23t 화물차 앞으로 이동하다가 신호를 받고 직진하는 화물차에 치여 사망했다.

 

온라인을 통해 사고 현장 블랙박스 영상이 퍼지면서 화물차 ‘시야 사각지대’의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은 “이런 경우 화물차 운전자가 처벌받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화물차 운전자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신호가 바뀌어 출발했는데 (차 앞에 있던) 오토바이가 보이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지난해 11월 경기 하남시의 한 도로에서도 25t 화물차가 전동 킥보드를 타고 있던 50대 남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아 사망했다.

 

같은 달 광주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화물차가 세 남매와 어머니를 쳐 사상사고를 낸 사건과 관련, 화물차 운전자의 시야 사각지대가 쟁점으로 부각되자 재판부는 현장 검증을 벌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보이지 않았다”는 운전자 측 주장을 검토하기 위해 사고 화물차와 운전석 높이가 동일한 6.5t급 화물차와 사고 당시와 같은 높이의 유모차와 어머니와 키가 동일한 대역을 투입했다.

 

직접 화물차를 운전하는 차주들은 대형 화물차의 시야 사각지대가 일반 운전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다고 강조한다. 화물차 운전 25년 경력인 C씨(60)는 “2.5t 이상 화물차는 백미러를 보면 양쪽으로 3분의 1 정도는 가려질 정도로 사각지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오토바이가 분명 백미러로는 안 보였는데 갑자기 뒤에 있던 승용차를 추월하고, 오토바이가 화물차 앞으로 끼어들면서 사고가 날 뻔한 경우를 겪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전문가들도 ‘화물차 사각지대’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선릉역 사고 영상을 보니 화물차 운전자는 절대 볼 수 없었을 것”이라며 “화물차 운전자가 굉장히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화물차처럼 차체가 크고 운적석이 높은 경우 사각지대가 굉장히 많이 발생한다”며 “저희 실험에 따르면 유치원생 50명을 화물차 주변에 세워둬도 운전석에서 안보이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화물차 사각지대 사고라도 ‘무과실’ 판단을 받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트럭에서 운전자가 맨눈으로 볼 수 없는 곳은 반사경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반사경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10~30%까지 일부 과실이 인정될 수 있다. 결국 운전자들이 조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화물차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비상자동제동장치나 차선이탈경고장치, 주변 센서 장착 등 ‘안전장치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화물차 사각지대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동차 안전규정에 간접시계 장치까지 국제적 수준에 맞춰놨다”며 “아무리 차체가 높아도 운전자에게 전방 주의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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