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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전기버스 설 자리 잃어간다…중국산 점유율↑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07-18 20: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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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억원 이상 싼 가격으로 공략…버스업계 1, 2위 업체도 중국산 직수입

국내 최대 버스업체인 KD운송그룹이 중국 CHTC킨윈으로부터 수입하는 대형전기버스 ‘CHTC 에픽시티’.

전기버스 실수요자인 국내 대형 버스업체들까지 중국산 전기버스를 자체 도입하면서 현대자동차와 에디슨모터스, 우진산전 등 국산 전기버스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버스 운송업체인 KD운송그룹은 올 1월 판매전문 회사 이엠코리아를 설립, 중국 CHTC 그룹 계열사인 CHTC 킨윈으로부터 ‘CHTC 에픽시티’란 대형 전기버스를 도입하고 있다.

 

KD운송그룹은 그동안 현대차로부터 전기버스를 구매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이엠코리아를 설립하고 중국산 버스의 자체조달로 전환했다. 중국산 전기버스를 국내 총판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수입함으로써 구입비용을 낮출 수 있는 데다 수입 마진과 부품공급 등의 수익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KD운송그룹은 고속버스, 시외버스, 공항버스, 광역버스, 시내버스를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버스회사 그룹으로, 보유대수가 5500대에 달한다. 

 

버스 대폐차 주기 10년을 기준으로 볼 때 KD운송그룹은 연간 500여대의 버스를 대차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신규 수요가 발생한다. 전기버스 구입 가격이 대당 3억5000만 원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KD운송그룹은 자체 수요만으로도 연간 1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엠코리아는 지난 4월 48대의 중국산 전기버스를 도입, 경기고속과 대원고속 등에 공급한 데 이어 7~8월에도 40~50대 가량을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이엠코리아가 수입하는 CHTC 에픽시티 전기버스 가격은 국산인 현대차의 일렉시티 전기버스보다 1억 원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버스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348마력의 모터 출력과 환경부 인증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428km를 주행할 수 있다. 제원으로 보면 420km를 주행하는 현대차의 일렉시티 버스에 비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

 

이에 앞서 국내 2위 버스운송업체인 선진그룹도 지난 2019년 (주)ASP란 판매 자회사를 설립, 중국 에빅 등으로부터 전기버스를 도입하고 있다. 선진그룹은 약 3000대의 버스를 보유하고 있다. 연 평균 버스 대차 수요는 200~300대에 달한다.

 

이처럼 전기버스 실수요자인 국내 대형 버스업체들까지 직수입에 나서고 있는 데다 GS글로벌이 수입하는 BYD와 대림그룹 피라인(PLINE)이 수입하는 하이거, 범한자동차가 수입하고 있는 황해버스 등 중국산 전기버스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규 등록한 전기버스는 2838대로 전년(1637대) 대비 73.3% 늘었다. 이 중 중국산 버스는 890대로 31.4%를 차지했다.

 

지난 2017년 25대로 시작된 중국산 전기버스의 한국 도입은 2018년에 43대로 확대된 후 2019년에는 114대가 판매됐다. 그 이후 증가폭은 더욱 늘어 2020년에는 365대에 달했다. 국내 전기버스 보조금이 확대되면서 저렴한 중국산 전기버스가 버스 사업자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운송업체는 전기버스를 구입할 때 최소자기부담금 1억 원에 환경부 7000만 원, 지자체 4200만원(경기도 기준), 국토부 저상버스 지원금 9200만 원 등 2억4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받는다. 

 

중국산 전기버스는 한국 업체들이 생산한 차량보다 평균 1억 원 이상 싸다. 판매업체들은 여기에 ‘백 머니’ 제공, 수천만 원에 달하는 유류비나 부품제공, 판매 딜러권 제공 등 편법 판매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국산차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구조로는 중국산과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국내 전기버스 시장을 중국산에 모두 내 주는 건 시간문제”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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