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 면허가격이 부제 해제와 내년 요금 인상 기대감 등이 겹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현재의 택시산업 구조상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개인택시 중개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개인택시 면허(번호판) 매매 가격은 8900~895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11월 7900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시세보다는 1000만원 정도 올랐으나, 최근 9200만원까지 상승한 것보다는 200~25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그동안 개인택시 가격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중개플랫폼 종속화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의 영향으로 하향 추세나 답보 상태를 보여왔다. 그러다가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심야 택시난 해소를 위한 공급난 대책이 속속 발표되며 오름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면허 취득자격을 완화한 데다 개인택시 부제 해제와 호출료 인상, 심야 할증요금 인상, 여기에 내년 요금 인상 기대감 등이 겹치면서 전국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각 지역 별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대부분 오름세를 탔고, 2000만원 이상 오른 지역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개인택시 사업자들은 개인택시 운행 여건이 좋아져 시세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인택시 매수 희망자들은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사야 되는 것 아니냐며 매수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택시 공급(면허 대수)이 수요보다 많은 택시산업 구조상 개인택시 시세의 상승 여력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국내 택시 대수가 여전히 많다. 전국의 택시 면허대수는 총 24만9423대(법인 8만4706대, 개인 16만4717대)로, 우리나라는 너무 많은 택시 대수 때문에 현재 택시총량제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다.
또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 확충으로 택시 승객 자체가 갈수록 줄고 있는 추세라 수입 올리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 내년에 요금이 오른다고 해도 손님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요금 인상으로 일시적으로 손님이 줄 수 있으며, 적응을 하고 나면 차츰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하지만, 최근 어려워진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속단할 일은 아니다.
특히 개인택시 운전자 중 운전을 더이상 할 수 없는 고령자들이 지속적으로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돼 가격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택시 운전자 중 60대 이상은 65% 정도이며 7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14%에 달한다.
높은 가격을 주고 산 개인택시가 이에 상응하는 수입을 보장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가격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대출을 받아 개인택시를 구입한 사람들은 요즘같은 고금리 시대에 대출금을 갚아나가면서 기름값, 수리비 등 차량 운영비와 보험료 등 매달 나가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5~8년마다 차량도 교체해야 한다.
개인택시 중개 플랫폼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사업자들의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며 개인택시 구입 희망자들도 서둘러 구입하기 보다는 때를 맞춰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개인택시 가격은 항상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들 모두 참고하셔서 매매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