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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에 겨울바람 솔솔~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11-02 0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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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 상승·금리 인상 등에 구매 부담 가중…가계약 취소 속출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사진 현대차)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여파로 차량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파르게 뛴 자동차 가격과 1년이 넘어가는 대기 기간까지 겹쳐 예비 구매자들이 급격히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42)는 최근 제네시스 GV70 가계약을 취소했다. 구형 세단을 보유한 A씨는 “할부 금융으로 새 차를 마련하려 했으나 연 7%가 넘는 오토론 금리가 부담돼 기존 차를 더 타기로 했다”며 “경기도 좋지 않아 당분간 차를 구매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A씨처럼 차량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가 부쩍 늘면서 일선 영업점에서도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서울의 한 현대차 영업점 직원 B씨는 “그동안 가계약 취소는 대기 기간이 너무 길어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금리 부담 등에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차량 구매가 급격히 얼어붙는 이유는 경기침체와 금리 인상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차 할부 금리는 연 10%대에 육박했다. 지난 3분기 KB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은 국내 소비자들이 기아 K8 자동차를 구매할 때 각각 연 7.2%, 7.68%의 금리(현금 20% 납입, 만기 36개월 기준)를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4분기 할부 금리가 연 1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수천만원에서 억대를 넘어서는 자동차는 현금 구매 비중이 극히 낮다. 자동차업체의 조달금리가 올라가고 신차 할부상품 금리 또한 연 10%에 달하면서 실질적인 구매 부담이 대폭 늘었다. 현대캐피탈은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이 6.5%로 전년 동기 12.5%에서 반토막 났다. 자동차업체들이 할부상품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 C씨는 “금리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와 능력이 감소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공급 제한에 따른 펜트업(Pent up·억눌렸던 수요가 급격히 살아나는 현상) 수요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동차업체들은 백오더(대기 물량)가 쌓여 있어 큰 걱정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앞으로 수요 감소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바닥이던 재고마저 최근 증가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도 수요 감소 우려가 나오고 있다. BMW, 폭스바겐 등은 유럽의 신규 주문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값 상승 등을 들어 가격을 빠르게 끌어올리던 테슬라는 갑작스럽게 차량 가격을 인하했다. 테슬라는 최대 시장 중국에서 주력 차종인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각각 4~5%, 5~9% 낮췄다. 기아 또한 미국에 출시한 니로 전기차의 최고 트림 가격을 200달러 인하했다. 그간의 가격 인상 기조를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글로벌 전체 신차 판매량 전망치를 7000만대 중후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연초만 해도 지난해 7640만대에서 7.3% 증가한 8200만대로 올해 총수요를 예상했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에 반년 만에 지난해 수준으로 낮췄다.

 

윌스트리트저널은 최근 “금리 인상과 경제적 압박이 자동차 구매 심리에 찬물을 끼얹기 시작했다”며 “이젠 신차 구매 대기자들이 ‘사상 최고 수준 가격’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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