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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S 프로그램’ 사용료 일방 인상…정비업계, 강력 반발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12-21 10: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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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본 사용료 3만5000원→4만원, PC 1대 추가 시 5000원→1만원

AOS 사용료 인상 안내문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가 자동차정비업체들이 보험수리비를 보험사에 청구할 때 쓰는 ‘AOS(Automobile Repair Cost On-Line Service) 프로그램’ 사용료를 내년부터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비업체들은 일방적인 인상안인데다 AOS 프로그램 도입 취지를 생각할 때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이하 기술연구소)는 AOS 프로그램 PC 화면에 내년 1월1일부터 ‘AOS2017’ 사용료를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사용료 인상 안내문에 따르면 현행 기본 사용료(계정당)를 3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청구용 PC 1대 추가시 대당 5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린다. 인상률을 따지면 기본 사용료가 14.3%, 청구용 PC 1대 추가 비용은 100% 오르는 셈이다.

 

현재 국내 종합·소형 6000여 정비업체 가운데 자체 프로그램을 사용 중인 자동차제작사 A/S센터와 수입차 직영업체를 제외한 85% 정도가 자동차보험 계약차량 수리 시 AOS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업체당 평균 PC 4대에 매월 5만원 정도를 AOS 사용료로 납부해 정비업체의 연간 사용료는 3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부터 사용료가 오를 경우 연간 사용료는 40억원이 넘는다.

 

기술연구소는 안내문을 통해 “그동안 물가 상승에 따른 시스템 운용 및 직간접적인 비용 증가에도 자체 경영효율화를 실현해 15년 동안 사용료 동결을 유지해 왔으나, 시스템 장애 대응 및 부품 도해도 구현, 외산차 수리 기준 마련 등 다양한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을 위해 최소수준의 사용료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비업계는 기술연구소의 일방적인 인상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비업계는 그동안 기술연구소가 수리 차량의 작업시간을 임의대로 줄여 사실상 정비공임의 삭감을 초래하는 등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하며, 일방적인 사용료 인상 통보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자동차검사정비연합회는 최근 기술연구소에 공문을 보내 일방적인 사용료 인상안을 원상태로 복구 조치하고, 향후 연합회와 협의해 다시 공지해달라고 요구했다. 연합회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 조합원업체의 AOS 사용계약 해지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회 관계자는 “기술연구소는 AOS 프로그램 도입 취지를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AOS 프로그램은 자동차보험 사고차량 수리비 산정에 활용하기 위해 도입됐다. 사실상 손해보험사의 업무 효율화와 편의를 위해 도입된 것이기에 2003년 AOS 프로그램 보급 초창기 때는 정비업체들이 무료 사용해왔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면서 정비업체에서 필수품처럼 사용되자 사용료를 부과하고 이번에 인상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AOS 프로그램은 다른 프로그램과 연동이 이뤄지지 않아 정비업체는 AOS 프로그램으로만 수리비 청구내역서를 손보사에 보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으면 수리비 청구 관련 자료를 우편이나 팩스로 보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정상적인 수리비 청구 업무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AOS를 통한 정비업체의 자동차보험 수리비 청구건수는 매년 300만 건 이상으로 집계된다.

 

서울의 한 정비업체 사장은 “손보사가 자기네 편의를 위해 보급해온 것을 일정 시일이 지나 시장을 장악했다고 판단하자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갑질’을 부리고 있다”며 “AOS 프로그램 도입 취지를 생각할 때 오히려 사용료를 인하하거나 폐지를 검토해야 하는데 기술연구소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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