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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줄고 비용 늘고…광주·전남 곳곳서 멈춰선 '서민의 발' 버스
  • 연합뉴스
  • 등록 2023-01-11 20: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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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포 시내버스·광주 광산 마을버스 운행중단 사태 해 넘겨
  • 나주-광주 광역버스도 휴업 가시화…해결 난망에 시민 불편 가중

비상 수송차량 타는 목포 시민들

광주·전남 곳곳에서 서민의 발인 버스가 장기 휴업 중이거나 운행중단 위기에 처했다. 버스 업체는 열악한 재정과 운영난 심화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도 한계가 있어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

 

불편을 떠안은 시민들은 버스회사 대표를 경찰에 고발하거나, 마을버스 노선의 시내버스 대체 등을 요구하며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 목포 시내버스·광주 마을버스 '스톱'…사태 확산 조짐도

 

10일 광주전남 지자체들에 따르면 연료용 가스비 25억원을 체납한 목포 시내버스는 지난달 12일부터 한 달가량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노동조합이 지난해 10월 18일부터 29일간 진행한 파업이 끝나자마자 다시 버스가 멈춰서면서 목포 교통대란은 사실상 3개월간 이어지고 있다.

 

목포시는 11개 노선에 전세버스 52대, 관용 버스 2대, 낭만 버스 4대 등 총 58대를 긴급 투입했지만 기존 150여 대 시내버스 운행량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광주에서는 광산구 농촌 마을인 평동 평지·봉정마을의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720-1번 마을버스는 지난달 12일부터 휴업 중이다. 노선 전담 운전기사의 건강 문제, 대체기사 투입이 어려운 재정 여건 때문에 버스업체는 오는 3월 10일까지 운행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평지·봉정마을에는 약 200명이 거주한다. 광산구는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자 택시 이용권을 지급하고, 시내버스 임시 배차를 광주시에 건의했다.

 

전남 나주에서는 광주를 연결하는 광역 시내버스의 감차 등 운행 차질이 내달부터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주 버스업체는 목포와 비슷하게 연료비 연체 문제를 겪고 있다. 이 업체 차고지 충전소가 폐쇄되면 같은 시설을 이용하는 인접 무안, 영광 버스 업체까지 연쇄적인 운행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 '운행할수록 손해' 호소…마땅찮은 해결책

 

버스 업체들은 공통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승객 감소, 급증하는 연료비 등 재정 악화가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호소한다.

 

지난해 118억원 규모 재정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목포 시내버스 회사는 운행 중단 이후 경영개선안을 시에 제출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목포시는 사측의 경영개선안이 시민 여론과 시의회 입장에 못 미친다며 전문경영인제 도입, 노선 반납 및 감차 등을 회사에 촉구했다.

 

광산구 마을버스 운행 업체는 해당 노선에서 연간 6천만∼8천만원 적자를 낸다고 주장한다. 업체는 마을버스 준공영제 도입, 운전기사 임금 보장, 농촌 노선 차량 및 연료비 지원 등을 지자체에 요구했다.

 

광산구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손실액 지원이 광주시 산정에 '수입'으로 반영돼 추가 예산 투입이 일부 누락된 사정이 있었다고 업체 측을 설득 중이다.

 

나주 버스 업체는 코로나19 직전 대비 연료 가격이 최소 2배 이상 올랐는데도 지자체 보전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며 운행 중단을 검토 중이다. 나주 업체가 연체 중인 연료비는 4개월분인 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시는 광역버스 노선의 재정 상황을 개선하고자 광주 구간 승강장을 확대하고 모든 승강장에 정차하도록 건의했으나 광주시 측 반대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입장이다.

 

◇ 참다못한 시민들…경찰 고발·노선폐지 촉구

 

해를 넘긴 목포 시내버스 운행 중단에 지역 시민단체들은 회사 대표를 전날 경찰에 지방자치단체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가스비 체납으로 시내버스가 한 달 가까이 운행을 중단했는데도 회사 대표는 뼈를 깎는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오직 시민의 혈세인 보조금에 의존해 시내버스를 운영하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목포시의회는 이에 앞서 특단의 경영개선안을 제출할 수 없다면 면허권을 반납해야 한다고 버스 회사를 압박하기도 했다.

 

광주에서는 멈춰선 마을버스의 이용객인 평지·봉정마을 주민들이 전날 광산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720-1번 노선 폐지와 시내버스 신규 투입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정비, 폭설 등을 이유로 720-1번은 평소에도 예고 없이 휴업했다. 운행 도중 타고 있는 사람이 없으면 종점 승객을 내버려 둔 채 차를 돌리기 일쑤였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배차 간격이 2시간이나 되는데 오후 5시면 막차가 떠나는 720-1번을 폐지해 시내버스를 투입해달라"며 "적자 노선을 유지하느라 힘들었다는 버스 업체 입장에서도 차라리 이득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산구는 주민들 요구에 대해 "시내버스 운영안은 광주시가 담당한다"며 "주민 불편이 없도록 광주시, 버스업체와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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