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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타다’ 무죄 판결…택시에 돌을 던지지 마라!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3-06-08 08: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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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업계가 반발한 이유는 이기심보다는 ‘불공정 경쟁’ 때문

타다.

불법 논란이 일었던 렌터카호출 서비스 ‘타다’가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자 타다에 강력 반발했던 택시업계의 이기주의와 정부의 무능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언론들은 영국에서 1865년부터 1896년까지 약 30년간 시행된 ‘붉은 깃발법’(자동차가 마차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없도록 강제하는 법) 사례를 들면서 타다를 변호했다. 영국의 자동차산업이 미국, 독일에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모빌리티 혁신을 막았다는 것이다.

 

타다 모델을 만든 이재웅 전 대표는 대법원 판결 후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업가를 저주하고 법을 바꿔 기득권의 이익을 지키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필자는 타다와 택시업계 간 갈등에 대해 섣불리 단언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선 ‘타다가 꼼수였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좋게 말한다면 타다는 11인승 이상의 렌터카에 운전기사를 허용한 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의 틈새를 찾아 만들어낸 사업 모델이었다. 

 

택시업계가 대규모 집회와 기사 분신 등 타다에 엄청 반발하고 분노한 이유는 기득권과 이기심이 앞선 게 아니라 ‘불공정 경쟁’에 있었다. 타다를 그대로 둔다면 택시는 타다에 질 수밖에 없는 경쟁구조였기 때문에 택시업계는 타다처럼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거나 제도적인 틀 내에서 공정한 경쟁을 원했던 것이다.

 

주먹과 발로 때리고 쓰러뜨리는 등 다양한 격투 기술이 사용되는 스포츠인 종합격투기에서 한 선수에게 복싱이면 복싱, 하나의 기술만을 사용하라고 하고, 상대방에겐 모든 기술을 사용하게 한다면 그건 공정한 게임이라고 할 수 없다. 택시와 타다 간 경쟁이 그런 꼴이었다.

 

우리나라에서 택시는 단속과 규제의 대상이다. 택시사업자가 지켜야 하는 의무조항은 시시콜콜 너무 많아서 열거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각종 제재가 가해진다. 요금도 정부가 정한 획일적인 단일 요금제에 모두가 따라야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고, 서비스 제공과 운영방식에도 자율성을 거의 도모할 수가 없다.

 

또 택시운전을 하려면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각종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 반면, 타다는 운전면허만 있으면 누구나 자유롭게 아무 때나 일할 수 있어 택시회사나 택시운전자가 강한 통제를 받는 것과 너무 대조된다.

 

타다가 사실상 택시영업을 하면서 기존 택시업계와 공정성·형평성을 무시하고 자신들 마음대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 과연 혁신기업인지 지금도 의문이다. 불법 자가용영업을 속칭 ‘나라시’라고 하는데 타다가 이것과 무엇이 다른지 오랫동안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접해온 필자 입장에서는 잘 구분이 가지 않는다.

 

그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의 허점을 이용해 혁신을 가장한 불법 콜택시 영업에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수도권에서는 타다처럼 렌터카를 빌려 자가용 영업을 하는 개인들이 꽤 있다. 

 

타다를 허용하기에 앞서 택시규제를 먼저 풀어야 하는 게 문제의 핵심이자 급선무였다. 하지만 정부는 택시규제를 풀지도 않았을뿐더러 이후 여객법을 개정해 타다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만들었다. 오히려 자동차운수사업에 대한 자신들의 권한만 더 강화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택시는 사업자들의 자율성보다는 정부의 의지, 즉 규제와 통제가 많이 반영돼왔다. 택시업계는 정부의 우산 아래 사실상 길들여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택시업계는 스스로 할 힘이 거의 없으며, 스스로 뭔가를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정부가 주도하는대로 따라가다보니 자생력을 잃어버린 탓이다. 지금도 사상최악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택시업계가 오매불망(寤寐不忘) 정부만 바라보며 정부의 선처만 기대하고 있는 이유다.

 

타다가 최종적으로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택시업계를 비난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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