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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자율주행버스 타보니…저속으로 안정감 있게 '스르르'
  • 연합뉴스
  • 등록 2023-07-12 20: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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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속방지턱 10여개 넘어 안정적 주행…'복잡한 도로' 적응이 관건
  • 정차 후 출발 때 '급정거'·인도에서 사람 걸을 때 '멈춤' 장면도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

"지금 자율주행 중이에요."

 

6일 국회 자율주행순환버스 안, 버스가 국회 의원회관을 지나는 중 운전석에 앉은 안전요원이 두 손을 번쩍 들며 웃었다.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건지 자율주행 중인지 물어본 데 대한 답변이었다.

 

서울시와 국회는 전날 낮 12시부터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주변에서 자율주행순환버스 정기 운행을 시작했다. 상암, 강남, 청계천, 청와대에 이어 서울 내에서는 5번째 자율차 운행이다.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한 다인승 모빌리티다. 로봇과 버스를 의미하는 셔틀의 합성어인 '로보셔틀'이라고도 부른다.

 

현대자동차가 대형 승합차 '쏠라티'를 개조해 개발한 13인승 소형버스로 여의도 둔치주차장∼국회 경내 3.1㎞를 순환 운행한다. 승객은 최대 10명까지 탈 수 있다.

 

운행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에 맞춰 모바일 앱 'TAP!'을 켜고 둔치 주차장으로 버스를 호출했다. 경사진 진입로로 들어온 차는 주차장을 한 바퀴 돌아 빠져나온 뒤 10시6분께 정류장 앞에 도착했다. 별도 이용요금 없이 무료로 탑승했다.

 

국회 외곽을 빙 돌아 의원회관으로 진입하기 전 어린이보호구역이 나타나자 안전요원이 직접 핸들을 잡았다. 현행법상 해당 구간에서는 자율주행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국회로 진입하는 게이트에서도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수동으로 운행했다.

 

의원회관을 지나 정문에서 본관을 경유한 후 소통관까지, 내부를 한 바퀴 도는 데만 과속방지턱 십수 개를 넘어야 했다. 자율주행차량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존재지만, 여의도 자율주행버스는 속도를 낮춘 채 이런 장애물을 부드럽게 넘어섰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주행한 버스는 약 16분 만에 한 바퀴를 돌고 오전 10시22분께 둔치 주차장에 도착했다.

 


국회 내부를 달리는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
다시 한번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인공지능 버스의 주행과 주차 실력은 어떨까.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기로 했다.

 

대각선으로 주차된 차들이 찻길 옆으로 늘어선 구역에서는 버스가 빠르게 왼쪽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인공지능이 이를 주행 중인 차량으로 인식해서인지 아니면 일찌감치 위험 요인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 조치인지는 분간하기 쉽지 않았다.

 

주행 중 횡단보도에서 잠시 정차했던 버스는 속력을 올리려다 횡단보도로 사람이 지나가자 '급정거'했다. 사람이 운전했다면 애초 정지 상태를 유지했을 것이다. 다만 전방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인공지능이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순간이었다.

 

주행은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앞쪽으로 찻길에 정차한 뒤 차도에 서서 짐을 내리던 사람이 보였지만, 인공지능 버스가 과도하게 반응해 멈추는 일은 없었다.

 

반면 인도에서 걷는 사람을 인식해 차가 멈춰 서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은 있었다. 주행하면서 전방이나 측면의 '장애물'을 인식할 때 인공지능은 일단 안전을 우선해 반응하는 것으로 이해됐다.

 

다만 국회 경내에서는 시속 20㎞ 이하로 운행해야 했기에 급정거가 일어나도 크게 불편함이 느껴지진 않았다. 오전부터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도 쾌적한 승차감에 일조했다. 길을 걷는 사람이 없어 돌발상황이 적게 일어났다고 할 수도 있겠다.

 

로보셔틀에는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고 한다. 이는 차가 스스로 주행 상황을 인지·판단해 제어하며 일부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는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수준을 뜻한다.

 

탑승 후 총평은 '일단 합격점'이었다. 승차감은 쾌적했고 특별한 돌발 상황도 없이 주행은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안정감 있게 운행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조금 더 복잡한 도로 상황을 만난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증도 일었다.

 

결국 시속 20㎞ 이상 속도를 내는 동시에 사람이 많이 오가는 일반도로에서도 이런 안정적 주행을 유지하고 실수하지 않는 것이 자율주행차량 확대 운영의 관건으로 보인다.

 

시는 이번 운행 결과를 토대로 추후 운행지역을 여의도 전역으로 확대하고 여의도 일대 지하철역과 여의도환승센터 등 주요 거점을 연결할 계획이다.

 

올해 10월에는 세계 최초로 심야 자율주행 버스를 도입한다. 대학가, 대형 쇼핑몰 등이 밀집해 야간 이동 수요가 많은 합정역∼흥인지문 구간 중앙버스전용차로 9.7km를 0시∼오전 5시 운행할 방침이다.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 운행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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