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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버스 1년] ② 호출 4분만에 오고…목적지까지 시간도 절반 이하로 줄어
  • 연합뉴스
  • 등록 2024-01-29 10: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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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주 옥정신도시에서 타보니 시내버스보다 승차감 좋고 편리
  • 승객은 대부분 젊은 층…노인 이용할 수 있게 편의성 제고해야

'똑버스' 탑승하는 승객들

(양주=연합뉴스) 심민규 기자 = "4분 후 D2호차 도착 예정. 스마트시티 복합센터에서 탑승할 준비를 해주세요."

 

24일 오전 10시 경기 양주시 옥정신도시에서 경기교통공사의 통합교통 애플리케이션(앱) '똑타'를 통해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인 '똑버스'를 호출했다.

 

목적지는 양주시 삼숭동의 자이아파트 단지 앞. 두 곳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버스를 2번 이상 갈아타야 하고 수십 분을 걸어야 한다.

 

똑버스를 부르자 인공지능(AI)이 만든 '나만을 위한 노선'이 생성됐다. 똑버스 도착 예정시간은 4분으로 표시됐고 정확하게 4분 뒤 11인승 쏠라티가 출발지에 도착했다.

 

자동문이 열리고 일반 버스처럼 교통카드를 태깅하자 똑버스 내 설치된 모니터에서 자동 생성된 '볼록볼록개구리'란 닉네임과 함께 지정 좌석에 앉으라는 안내 화면이 떴다.

 

버스 기사도 승객의 닉네임을 불러 탑승을 확인한 뒤 운행을 시작했다. 일부 승객은 재치 있는 닉네임과 사진을 설정하기도 했다. 원동희 경기교통공사 모빌리티사업팀 주임은 "정해진 정류장이 없기 때문에 명확한 승하차를 위해 승객들의 닉네임을 부르는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요금은 일반 시내버스 요금과 동일한 1450원으로 교통카드 사용 시 환승할인도 적용된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앱을 살펴봤다. AI가 교통상황을 반영해 만들어낸 노선과 현재 위치, 도착예정시간, 남은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간대와 목적지가 비슷한 승객이 똑버스를 예약하자 AI가 새로운 경로를 설정하고 경유지에서 이 승객을 태웠다. 다른 승객이 없다면 택시와 다를 바 없이 목적지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승차감은 일반 시내버스보다 훨씬 좋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면 40분 넘게 걸릴 시간이 18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만족스러웠다.

 

경기교통공사가 운영하는 똑버스는 양주시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현재 10대가 아침 6시부터 자정까지 옥정신도시와 삼숭동, 덕계역 일원 등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다.

 

양주시는 운행 초반에는 이용자가 많지 않았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은 똑버스 운행 11개 시 중 호출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민들은 주로 가족과 지인의 입을 통해 똑버스를 알게 됐으며, 지나가는 똑버스를 보고 호기심에 찾아봤다는 시민도 있었다.

 

옥정신도시 초기 입주자인 20대 대학생은 "동네 친구로부터 듣고 3개월째 똑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입주 초반 대중교통이 거의 없어서 통학하기 힘들었는데 똑버스가 운행한 뒤 신도시의 명물이 됐다"고 말했다.

 

구도시인 삼숭동에서 18년간 거주하고 있는 김백철(50)씨는 "옥정신도시가 생겼지만 대중교통이 없어 자차가 아니면 가기 힘들었다"면서 "지금은 똑버스가 있기 때문에 저녁 약속을 옥정동에서 잡고 언제든 편하게 이용한다"고 만족해했다.

 

버스에서 만난 시민들은 똑버스가 기존 버스나 택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교통수단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만 앱을 통해 카드를 등록하고 버스를 불러야 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활용이 능숙하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기자가 약 2시간 동안 탔던 여러 대 똑버스의 승객은 주로 10대 청소년과 20~30대 청년이 대부분이었고 노인은 볼 수 없었다.

 

똑버스 운전기사인 나모 씨는 "주로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어르신들도 타긴 하지만 주된 이용객은 젊은 사람들"이라며 "어르신들은 똑버스를 호출한 뒤 탑승 위치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놓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똑버스 수요가 많아지면서 보완해야 할 과제도 생기고 있다. 승객에게는 대기시간이 늘어나고, 버스 운전 기사에게는 실시간 노선 변경에 따른 피로가 생기고 있다. 다른 똑버스 운전기사는 "신도시이기에 호출이 너무 많고 열 대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고 운전하기도 어렵다"며 "증차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교통공사 관계자는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면 지금의 똑버스로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기 힘들기 때문에 증차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노인들에 대해선 전용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똑타' 앱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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