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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잡기 어렵다고 웃돈 줘야 하나?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8-05-20 21:30:48
  • 수정 2018-05-20 21: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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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 ‘따블’ ‘따따블’ 때와 뭐가 다르나
  • 카카오, 기업논리로 돈만 챙기면 미래는 없다



최근 벌어진 카카오 택시 웃돈논란의 핵심은 피크 시간대 택시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다. 카카오 분석에 따르면 출퇴근 시간대나 심야 시간대에 수요 공급이 많게는 8배 이상 차이가 난다.


카카오는 웃돈으로 택시 소비자 불만을 푸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실상 피크 시간대 요금을 올려 공급을 늘리자는 것이다. 손님은 빨리 택시를 잡을 수 있고 기사는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으니 비용만 적당히 책정된다면 양쪽 모두 만족시킬 방법 같기도 하다.


카카오는 애초 빈 택시를 바로 잡아주는 '즉시 배차'를 도입해 5000원을 받겠다고 했지만 정부와 택시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하고 지난 410일부터 콜비 1000원만 받는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 스마트 호출을 도입했다.


카카오는 즉시 배차 서비스를 포기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일단 보류해놓고 콜비 1000원 약발이 떨어질 때 즉시 배차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심산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많든 적든 누구나 시장의 영향을 받으며 산다. 자신이 서있는 시장의 비교우위가 바뀔 때마다 변화에 적응하거나 받아들여야 한다. 전문화된 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바일·인터넷 시장에서 혁신적인 라이프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는 이런 시장의 영향을 어느 기업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 특히 생존과 이익, 영역확장을 우선 추구하는 기업논리가 엄청 강한 회사다.


하지만 카카오가 택시에 대해 오해하는 것도 있어 보인다. 택시도 버스, 지하철, 도로와 같이 공공재의 하나라는 사실을 깜박하지는 않았는지. 한국 택시는 특정인이 아닌, 일반 대중이 이용하는 공공교통수단으로 정부도 면허제로 보호하고 있다. 반대급부로 택시업계는 수익자 부담의 원칙도 적용되지 않은 낮은 요금과, 수요와 무관한 요금 체계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적 재화나 서비스와는 달리 시장의 가격원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없음에도 카카오는 웃돈으로 택시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려 하고 있다. 규정된 요금이 있음에도 웃돈을 잡아 택시를 잡을 수 있다면 과거 1970~1980년대 늦은 밤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따블’ ‘따따블을 외치던 때와 무엇이 다른가?


어느 정도의 웃돈으로도 또 택시잡기가 어려워진다면 그 웃돈따블’ ‘따따블로 몇 배가 뛸 수도 있다. 더욱 많은 웃돈을 주는 사람에게 공공교통인 택시이용의 우선권을 준다는 것은 돈이 많은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는 것과 다름없다. 기업논리가 사회에 만연하게 된다면 이 사회는 삭막해지고 병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카카오는 우리나라의 훌륭한 기업 가운데 하나다. 카카오 같은 기업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틀림없지만 국가와 기업은 엄연히 다르며 국가의 경쟁력이 전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이라 말할 수는 없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카카오 택시 가입자는 1800만 명, 일 평균 호출 수는 125만 건, 전체 택시기사의 약 95%가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가 호출료로 건당 100원씩만 받아도 하루 12500만원, 1년이면 450억원의 매출을 거둘 수 있다. 1000원을 받으면 10배인 4500억원이다. 이미 카카오의 영향력이 막강해진 만큼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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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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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bnews2018-05-21 21:35:20

    카카오, 당연히 돈벌려는게 목적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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