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급발진(의심)처럼 운전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반복적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자동차 회사가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결함으로 추정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자동차 제작사의 자료 제출을 사실상 강제하는 내용의 시행령이 마련됐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은 앞서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됨에 따라 법률에서 위임한 사항을 정하고자 마련됐다.

먼저, 자동차의 장치가 운전자의 '의도와 다르게 작동'해,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자동차 제작자 등이 결함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결함으로 추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자동차의 특정 장치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이로 인한 인명 피해가 없으면 자동차 회사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더라도 자동차의 결함으로 추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진다. 법률과 시행령 개정에 따라 운전자의 의도와 다르게 작동해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 피해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자료 미제출에 따른 자동차의 결함을 추정할 수 있게 됐다.

급발진(의심)처럼 운전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반복적 사고가 발생했다면 인명 피해 여부를 따지지 않고, 자동차 회사가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결함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실상 자동차 회사에 자료 제출을 강제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결함으로 추정되는 것을 피하려면 자료를 제출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서게끔 만들려는 의도다.

아울러 자동차제작자 등이 첨단기술이 도입된 안전장치 설치의 무상지원, 차량 무상점검 등 소비자 보호와 자동차 안전을 높이기 위한 '당근책'도 나왔다.

자동차회사가 소비자 보호와 안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 위반행위에 따른 과징금의 최대 4분의 3의 범위에서 그 금액을 감경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에서는 안전 운전을 위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자동긴급제동장치(AEBS) 등을 자동차회사가 장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국토부는 어떤 장치를 대상으로 정할지를 포함해 구체적인 감경 기준은 별도로 정해 조만간 고시할 예정이다.

또 침수차량 불법유통 방지와 건전한 폐차 질서 확립을 위해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됨에 따라,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기준을 신설·강화했다. 예를 들어 침수 사실을 알리지 않은 종사원을 고용한 매매업자에게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번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은 이번 달 31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결함 추정 요건과 침수차 관련 과태료 부과기준은 다음 달 14일부터 시행되고, 과징금 감경은 공포한 날 시행된다.

과태료 부과기준 개정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