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택시 기사는 부자가 될 수 없을까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5-01-30 16:44:15

기사수정
  • 우리 사회의 경제적 격차 갈수록 심해져…택시 성장 위한 노력 하고 있나

인천공항 택시들.

과거 택시 운전기사가 돈을 잘 벌 때도 있었다. 수입이 삼성 같은 대기업 과장 못지않았다고 한다. 

 

삼성전자와 더불어 국내를 대표하는 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설 명절을 맞아 직원들에게 기본급 150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2023년 SK하이닉스의 평균 연봉은 1억2000만 원이 넘는데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다.

 

한 달 200~300만원 벌기도 버거운 택시 기사들에겐 그야말로 ‘꿈’같은 얘기다. 택시 기사의 수입과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 임금을 저울 양쪽에 올리면 기울어져도 너무 기울어진다.

 

자신이 흘린 땀(노동)이 돈(임금)으로 환산된다고 볼 때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택시 운전하면서 흘리는 땀이나 SK하이닉스에서 일하며 흘리는 땀이나 본질적으로 얼마나 크게 다르겠는가.

 

언제부터 우리 사회의 경제적 격차와 차별이 이토록 심해진 것일까. 2017년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제출된 '사업체 규모별 임금 격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 500인 이상 사업체 평균임금은 그 미만 사업체보다 10% 높은 수준이었다. 

 

1980년대 후반이 되자 격차는 25%로, 2008년부터는 50%까지 벌어졌다. 아마 지금은 이런 격차가 더욱 커졌는지 모르겠다.

 

같은 택시 운전을 하더라도 어느 나라에서 하는지에 따라 임금에 큰 차이가 난다. 인도 택시 기사와 스웨덴 택시 기사의 월급은 48배 차이가 난다고 한다. 

 

어느 나라에서 일하는지에 따라 수입이 다르기 때문에 잘사는 나라에서 태어나는 게 축복이다. 어느 그룹(회사)에서 일하는지에 따라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또 같은 회사 내에서도 어느 부문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임금이 다를 수 있다.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 것은 개인의 능력이고 사회통념 상 그 차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택시 기사가 성실하지 못해서 수입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돈이 일상을 지배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부자를 염원하는데 택시를 운전해서는 부자가 될 수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사회적 격차가 더욱 공고해진 현실은 포기와 좌절을 낳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택시 운전을 외면하고, 택시 운전은 그나마 이 시장에서 남아 있는 자들의 몫이 됐다. 

 

지난해 8월 기준 전국 택시 기사 평균 연령은 63세다. 10년 전보다 6.15세가 증가했으며 절반이 65세 이상 고령자다. 신규 인력 유입은 거의 없어 법인택시 가동률은 30~40%대다. 누군가는 택시를 운전해야 할 텐데 이들이 죽고 나면 우리나라의 택시는 누가 운전하나.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세상에서 택시 기사가 부자 되기는 '꿈‘같은 얘기일까. 우리 사회의 성장에 비례해 다른 구석구석도 함께 성장해야 하는데 택시는 줄곧 내리막길이다. 택시는 필요 없는 교통수단이 돼가는 것일까.

 

우리 사회의 발전과 안정을 위한다면 여러 구성원이 더불어 잘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택시업 성장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그동안 진정 있었는지 의문이다. 택시업이 활성화되고, 택시 기사 임금이 높아지고, 그래서 부자가 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택시 운전하기를 바라는 세상을 꿈꿔 본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교통안전공단, '화물차 디지털 운행기록장치' 무상점검
  •  기사 이미지 '공정위 조사방해' 화물연대 1심 무죄…"공정위 조사 대상 아냐“
  •  기사 이미지 정부, 9일부터 불법자동차 일제 단속
오늘의 주요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