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기택시 등록대수는 급감한 반면, LPG 택시는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차가 재출시한 LPG 쏘나타 택시.
잘나가던 전기택시와 전기트럭이 지난해 맥없이 무너졌다.
21일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14만 2822대로 2023년 16만 1100대에 비해 2만 대 넘게 감소했다.
이 중 전기택시는 5881대로 2023년 1만 2252대 대비 53.1% 감소했다. 저렴한 유지비를 강점으로 내세워 떠올랐던 전기택시는 2022년 등록대수 1만 5134대를 기록하다가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다.
전기차 화재 발생으로 안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승차감 문제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기택시 등록대수는 급감한 반면, LPG(액화석유가스) 택시는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LPG 택시는 2만 1696대를 기록해 2023년과 비교해 61% 급증했다. LPG 택시 중 가장 인기를 보인 모델은 현대차가 재출시한 쏘나타다.
지난해 전기트럭 등록대수도 2만579대에 그쳤다. 이는 4만3940대가 보급됐던 2023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해 1월 정부는 어린이 통학버스를 비롯한 택배 화물차, 여객 운송용 사업 차량의 디젤차 신규 등록을 금지하는 대기관리권역 특별법을 시행했다. 이에 국내 1톤 소형 화물차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는 디젤 모델을 단종하고 LPG 모델을 투입했다.
업계는 1톤 소형 화물차 라인업이 LPG와 전기로 세분화됨에 따라 디젤 소형 트럭의 수요가 양분화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상과 달리 전기트럭의 수요가 주춤하면서 LPG가 디젤의 빈자리를 완벽히 차지했다.
현대차 포터 Ⅱ의 지난해 판매량을 보면 LPG가 대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포터 Ⅱ는 총 6만9267대가 판매됐다. 이중 전기차는 1만1212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6.5%나 급감했다.
기아 봉고 EV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봉고의 경우 지난해 총 4만539대가 판매됐는데 이중 봉고 EV의 판매량은 6061대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 1톤 소형 화물차의 경우 211킬로미터(㎞)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와 낮은 충전 속도 등이 판매량의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LPG 1톤 소형 화물차는 순풍을 맞으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차 포터 Ⅱ LPG와 기아 봉고 LPG는 지난해 각각 5만8055대, 3만4523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트럭 판매량의 5배가 넘는 수치다.
전국 2000여 곳의 충전 인프라와 디젤 대비 61% 수준의 저렴한 연료비가 LPG트럭 수요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