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자 5명 가운데 4명이 목숨을 잃은 울주군 택시 사고.
5명의 사상자를 낸 울산 택시 교통사고에 대해 경찰과 관계 기관이 원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1시쯤 울산 울주군 서생면 한 도로에서 택시가 도로변 담벼락을 들이받아 기사 A(76) 씨와 조수석에 타고 있던 70대 남성 1명, 뒷좌석에 타고 있던 70대 여성 2명이 숨졌다. 또 뒷좌석에 타고 있던 또 다른 70대 여성 1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에어백이 작동하고 차량 내부 훼손이 심하지 않았는데도 사망자가 많이 나온 점과 관련, 탑승자가 모두 70대 고령자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고가 난 도로는 카페와 숙박시설로 향하는 길로 통행량이 많지 않아 목격자도 없다.
사고 도로는 급경사에 오른쪽으로 꺾이는 방향이었지만 택시의 앞바퀴는 담장을 정면으로 향하는 직진 방향이었다. 사고가 예상됐다면 급제동을 시도했을 테지만, 급제동 시 발생하는 스키드 마크도 현장에 없었다.
포렌식을 통해 복원한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기사를 포함한 5명 전원이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고, 승객이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얘기한 사실만 파악됐다.
결국 사고 해결의 실마리는 사고기록장치 'EDR' 분석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차량 EDR 데이터는 사고 5초 전부터 차량의 속도와 조향, 엑셀과 브레이크 작동 여부 등을 저장하는 사고기록장치다. 경찰은 7일 EDR과 사고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택시가 급경사도로 내리막길에서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이는 도로 방향으로 회전하지 못하고 담벼락으로 직진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운전자 실수, 차량 결함 등 다양한 원인을 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상인 여성의 진술도 곧 청취할 예정이다.
차량 내부 훼손이 심하지 않았는데도 사망자가 많이 나온 원인은 탑승자가 모두 70대 고령자인데다 탑승자 전원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아 사고 당시 충격을 견디지 못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병원 관계자는 “심정지로 병원에 이송됐다 치료 중 숨진 70대 여성의 경우 외상이나 골절, 외부 출혈 등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며 “사고 당시 차량 내부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격으로 장기에 손상 등이 생기면서 심정지와 사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택시 탑승자 4명은 지인 사이로 알려졌으나, 기사와 탑승자들의 관계는 확인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