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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택시 승차난이 모빌리티 혁신을 막아서라고?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08-16 06: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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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에 뒤집어씌우지 말라…국토부, 플랫폼 운송사업 증대 방안 만지작

심야택시 (사진 연합뉴스)

최근 심야 택시 승차난에 대해 일부에서는 택시업계가 우버·타다 등 모빌리티 혁신을 막아서 일어났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이 나온다. 한 마디로 어처구니가 없으며, 왜 새삼스럽게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과거를 되짚어보자. 지난 2013년 국내에 상륙한 미국의 승차 공유서비스 ‘우버’는 엄연히 자가용 영업이다. 자가용 영업을 금지하는 우리나라 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무시하고 우버를 인정할 수 있나? 그건 국내 자동차 여객운송체제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모빌리티 혁신 운운할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렌터카 기반 호출 서비스인 ‘타다’도 마찬가지다. 2018년 10월 당시 차량공유업체 쏘카의 자회사였던 VCNC는 운전기사가 딸린 11인승 승합차(카니발)를 고객에게 빌려주는 타다 서비스를 출시했다. 여객자동차법상 11∼15인승 승합차는 운전기사 알선이 가능하다는 예외조항을 근거로 들었지만 타다도 엄연히 불법 택시영업이다.

 

헌법재판소도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법 개정안)’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국가는 공공성이 큰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원활한 수행과 발전, 적정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잠탈 또는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큰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운전자 알선행위를 적정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현재 우버·타다와 같은 플랫폼운송업이 금지된 것처럼 얘기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국토교통부는 타다 논란을 거치며 과거 타다의 방식처럼 차량과 플랫폼을 직접 확보해 운송업을 할 수 있도록 플랫폼 운송사업(타입 1)을 허가했다. 현재 코액터스, 레인포컴퍼니, 파파모빌리티 등 3개 사업자가 운영 중이다.

 

다만, 플랫폼 운송사업자는 기존 운송사업과의 상생을 위해 ▲매출액의 5% ▲대당 월 40만원 ▲운행회수당 800원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여객자동차운송시장안정기여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 돈은 택시 감차나 택시 운수종사자 복지사업에 쓰인다.

 

이 같은 기여금 납부조건을 완화해 많은 플랫폼 운송업체들이 시장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택시업계가 모빌리티 혁신을 막아 그 영향이 택시 부족과 시민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일부의 주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국토부는 플랫폼 운송사업 증대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버 식의 자가용 영업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 현재의 모든 책임이 택시업계에 있는 것처럼 호도되고 있다. 택시업계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택시운송업은 공공교통이라는 명분 아래 요금을 비롯해 많은 규제를 받는다. 택시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반면 과거 타다의 운영방식은 요금도, 운전자 고용도 제 맘대로 등 규제받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이처럼 공정한 경쟁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모빌리티 혁신이라며 자가용 카풀 영업의 합법화까지 거론됐다. 택시업계는 그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정당한 목소리를 냈으며, 너무 억울한 나머지 기사 3명이 분신 사망까지 했다.

 

최근 심야 택시 승차난의 주원인은 정부의 규제와 통제로 인한 택시업계의 소득 감소라는 게 정설이다. 이에 택시의 소득 증가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런데 일부 명망 있다는 사람들이 택시가 모빌리티 혁신을 막았기 때문이라는 생뚱맞은 얘기를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모빌리티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택시업계의 반발 때문이 아니며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모빌리티를 도입하려면 먼저 택시산업에 대한 규제를 풀거나 모빌리티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야 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으니 불법의 영역이 들어오는 ‘블랙마켓’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정부가 택시요금을 자율화하고, 운행방식도 문제 삼지 말고, 운전자 채용이나 월급 주는 것도 간섭하지 말고, 교육도 시키지 말고 하면 될 것이다. 택시를 규제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도 폐기해야 한다. 

 

이렇게 못하니 결국 새로운 운송업인 플랫폼 운송사업이 제도화됐다. 사실상 모빌리티에 대한 규제가 생긴 셈이다. 그리고 그들은 거기서 벗어나려고 하고, 택시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택시업계가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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