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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사태…택시 이용 큰 혼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10-16 21: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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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들은 택시 잡으려 대로변으로, 택시기사들은 ‘길빵’ 영업에 나서
  • ‘카카오 의존도 이 정도였나’…교통·금융·유통 등 생활 전반에 큰 지장

카카오 택시.

15일 오후부터 16일까지 이어진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택시 이용에 큰 혼란이 빚어졌다. 카카오T 앱이 안 되면서 시민들은 대로변에 나가서 택시를 잡았으며, 택시기사들도 이른바 ‘길빵’ 영업에 나섰다.

 

택시 잡기가 과거 ‘길거리 잡아타기’에서 ‘호출 앱 불러타기’로 완전히 바뀌고 대부분 카카오T를 쓰다보니 승객도, 기사도 무작정 거리로 나서봐야 택시나 손님 찾기 어렵게 됐다. 시민이나 택시기사들은 “카카오앱 의존도가 이 정도였는지 새삼 놀랐다”고 말했다.

 

개인택시기사 A씨(66)는 “앱 하나가 완전히 택시 시장을 쥐고 흔드는 바람에 택시는 손님을 못 찾고 손님은 택시를 못 찾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카카오의 독점구조를 비판했다.

 

회사택시기사 B씨(57)는 “UT 같은 앱도 있지만, 손님들이 제일 많이 쓰는 앱이 카카오 택시 아니냐”며 “어제 오후부터 오늘 낮 12시까지 콜을 딱 1개 받았다. 이제 콜이 안 되면 기사들은 하루 영업을 공치는 거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평소 택시를 타려면 핸드폰부터 꺼내던 시민들도 발이 묶였다. 경기 의정부시에 사는 C씨(44)는 “전날 저녁 식사 자리를 마치고, 카카오택시를 부르려고 했는데 카카오앱에 오류메시지가 떠 지하철을 타고 귀가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T에 가입한 택시기사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의 92.8%인 22만6000여 명에 달한다. 서울의 경우 7만1000여 명으로 가입률이 100%에 육박한다. 일반인의 카카오T 가입자는 3000만 명이 넘는다. 

 

택시 호출 수요가 몰리는 주말 저녁에 카카오T 먹통이 계속되자 우티·타다·아이엠택시 등 경쟁 서비스가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우티는 택시호출 수요가 몰리자 택시기사 프로모션을 홍보하며 운행을 독려했다. 우티는 주말에 오후 5시~오전 5시 운행 횟수마다 최대 6000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택시기사들에 대한 보상안을 추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도 피해 규모를 파악한 뒤 대책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17시간 30분가량 서비스가 안 됐다”며 “돈을 내고 유료로 이용하는 기사들은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택시기사들은 카카오 측이 손해를 메워주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한 택시기사는 “이 정도면 카카오에서 당연히 보상을 해줘야 하는 건 맞지만 보상을 받을 거라는 기대는 없다”며 “과거 몇 시간이나 오류가 생겼을 때도 보상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카카오 서비스 장애 원인은 카카오 서버가 입주한 경기도 성남 판교 SK C&C의 데이터센터 화재로 확인됐다. 데이터센터 전기실에 화재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서버실 전원이 차단되면서 서버들이 장애를 일으켰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먹통 사태는 교통·금융·유통 등 국민 생활 전반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하나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여러 서비스를 확장하는 사업모델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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