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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경유 가격, 휘발유와 격차 더 벌어져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10-31 16: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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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분간 오름세 전망…디젤차 미래 점점 불투명

지난 2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민의 기름’으로 인식됐던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역전’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경유 가격은 국제 유가의 영향으로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31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각각 1660.71원, 1869.29원을 기록했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208.58원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국내 경유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으며, 오름세도 가파르다. 반면 휘발유 가격은 이와 달리 1600원대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경유는 휘발유보다 싸게 판매됐다. 산업용으로 널리 사용돼 휘발유보다 세금이 낮게 매겨지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월까지만 해도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635.22원으로 경유(1453.53원)보다 180원가량 비쌌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을 중심으로 경유 공급이 부족해졌고, 이에 지난 5월 11일 경유 가격(1947.59원)이 휘발유 가격(1946.11원)을 추월했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이후엔 등락을 반복하다 6월 13일부터 이날까지 4개월 넘게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가격 차이도 더 벌어지고 있다.

 

정유업계는 당분간 가격역전 현상 해소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유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유럽은 경유를 연료로 쓰는 디젤 차량이 많은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유 수급난이 가중됐다. 경유는 난방유로도 쓰이는데, 겨울 난방철이 시작되면 경유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치솟는 경유 가격에 전 세계적인 친환경 흐름까지 겹치며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차의 미래는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실제 디젤차 등록 대수는 급감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디젤차는 총 24만6674대가 등록됐다. 전년 동기 대비 27%나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전기차가 11만9841대로 73%가량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전동화 열풍에 가까스로 명맥을 이어 가던 디젤차 시장의 ‘호흡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체적으로 차 판매량이 줄었는데 그중 디젤차의 판매량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며 “디젤차의 경우 환경 문제도 있다 보니 친환경 차량인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눈을 돌리는 운전자들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들의 경유가격 부담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화물차, 버스, 택시 등 운송사업자에게는 리터당 1700원을 넘는 초과분에 대해 50%의 보조금을 올해 연말까지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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