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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호출료·수수료 체계 단순화하자!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3-09-24 19: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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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가 문젠데?…가맹·중개 구분 없이 요금의 몇% 부과하면 될 일

택시 이용 패턴이 ‘길거리 택시 잡기’→‘호출 앱’으로 보편화 되면서 이를 둘러싼 문제와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현행 호출료와 수수료 체계를 단순화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택시 이용 패턴이 ‘길거리 택시 잡기’→‘호출 앱’으로 보편화 되면서 이를 둘러싼 문제와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현행 호출료와 수수료 체계를 단순화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카카오택시의 ‘콜 몰아주기’ 의혹, 즉 공정배차 문제를 보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앱의 중형택시 일반호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회사 가맹 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 승객 호출을 몰아줬다고 판단하고 과징금 257억 원을 부과했다. 이와 함께 일반호출 알고리즘을 수정하라며 배차 시스템에 대한 개선명령을 내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위 제재에 불복했고, 서울고법이 카카오의 손을 들어주면서 현재 카카오의 배차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는 이용자 목적지 미확인 상태에서 자동 배차를 받기 때문에 골라잡기를 하는 일부 일반택시보다 콜 수락률이 높다”며 “콜 골라잡기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기존 배차 시스템을 바꾸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대법원에 재항고해 카카오 가맹택시의 콜 몰아주기를 둘러싼 공방은 결국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 나게 됐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가맹계약을 맺은 택시업계의 수수료 불만도 논란거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00% 자회사인 KM솔루션을 통해 5년 단위 가맹계약을 맺고 월 매출액의 20%를 수수료로 떼간다. 이와는 별도로 ‘제휴 계약’을 맺고 데이터 제공, 브랜드 홍보광고비 등의 명목으로 매출액의 16.5% 정도를 지급한다. 

 

결과적으로 KM솔루션에서 매출액의 20%를 우선 떼어간 뒤 카카오모빌리티에서 16.5%를 다시 돌려줘, 실질 수수료는 3.5% 수준이다. 

 

수수료 구조가 누가 봐도 너무 복잡하고 이상하다. 받았다가 다시 주는 ‘이중계약’ 방식도 희한한 데다, 호출 매출이 아닌 이른바 ‘길빵’ 매출까지를 포함한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떼가는 것도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떼가는 것은 부당이익에 해당할 수 있어 택시업계가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승객이 부담하는 호출료 체계도 복잡해 승객은 승객대로 불만이다. 어떤 때는 0원이다가 어떤 때는 3000원을 받아 뭔가 속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호출료는 주간 0~3000원, 심야 3000~5000원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각각 50%, 10%의 수수료를 떼가며 나머지는 기사 몫이다. 주간에 비해 심야 수수료가 낮은 이유는 기사에게 최대한 혜택을 주기 위한 정부의 조치 때문이다. 호출취소 수수료는 2000원 중 20%(400원)를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져간다.

 

뭐든 구조가 복잡하면 탈법이나 꼼수가 있다는 의심을 받게 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배차 시스템이나 가맹택시 수수료, 호출료 구조가 불신을 받는 이유다. 

 

호출료와 수수료 구조를 단순화 하면 어떨까? 예를 들어 유료·무료호출을 가리지 않고 모든 호출 시에 요금의 몇 %(2~3%)를 부과하는 한 가지 방식으로만 통일하면 콜 몰아주기 의혹, 플랫폼과 택시업계 간 갈등, 이용객 불만 등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다. 

 

호출료와 수수료 요율은 국토교통부와 시민단체, 플랫폼업계, 택시업계 등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면 될 것이다. 현재는 호출료와 수수료 산정, 공정배차에 대한 감독·감시 기능이 거의 없는데 협의체가 구성되면 이런 역할까지 할 수 있다.

 

정부는 2020년 4월 플랫폼 사업을 제도화하는 내용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개정해 플랫폼 사업을 플랫폼 운송사업(Type1), 플랫폼 가맹사업(Type2), 플랫폼 중개사업(Type3)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현재 가맹과 중개사업은 뚜렷하게 구분이 되지 않는다. 호출료·수수료가 있고 없고의 차이뿐이다. 이에 따라 둘을 구분없이 일원화하고, 요율 체계를 단순화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중개사업은 대부분 무료인데 솔직히 중개사업자들도 언제까지 땅 파서 장사할 수는 없는 일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자 부담원칙에 의해 처음부터 호출료를 받아야 했었는데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인심을 쓰다보니 이제는 공짜가 당연한 것처럼 돼 버렸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이 문제를 우려해서인지 올해 초 일반택시의 무료호출을 유료호출로 전환하거나 아예 중개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공식 입장을 통해 이를 부인했지만 카카오모빌리티 경영진은 여러 사업방향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 호출 앱을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 해결은 의외로 간단해 보인다. 처음부터 복잡하게 만든 게 원인이라면 원인이다. 그것이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뇌관’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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