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퇴직자 등이 개인택시로 몰리는 이유는?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5-02-23 18:23:10

기사수정
  • 자가용 5년 무사고 경력이면 가능…근로환경도 자유로워

서울역앞 택시


최근 개인택시 구매를 희망하는 퇴직자 등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실제 개인택시 양수로 이어지면서 면허 값도 오르는 추세다.

 

23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개인택시를 사기 위해 받아야 하는 '양수 교육' 신청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택시 양수 교육 신청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6569명, 4분기 7114명에 이어 올해 1분기 교육에는 무려 7656명이 몰렸다. 

 

양수 교육은 개인택시면허를 사기 위한 자격을 얻기 위해 이수해야 하는 교육이다. 2021년 선착순 접수 방식으로 시작했는데 신청자가 너무 몰려 지난해 3분기부터는 추첨제로 변경됐다.

 

지난해 4월부터는 '면허 양수 기간 단축' 제도가 시행됐다. 양수 교육에 합격한 이후 3년 안에 택시 면허를 양수하면 되던 것을 1년으로 줄였다. 당장 개인택시 양수 계획이 없는 사람들도 양수 교육을 신청하는 바람에 교육 예약 경쟁이 심했기 때문이다. 

 

이어 12월엔 양수 교육 추첨 방식을 변경했다. 계속 양수 교육을 신청했지만, 신청자가 몰려 추첨에서 떨어진 사람들에게 우선 혜택을 주기로 했다. 

 

퇴직자 등이 개인택시에 몰리는 이유는 2021년부터 개인택시기사 자격요건이 완화돼 자가용 운전자(비영업용)도 5년 무사고 경력이라면 교통안전공단 교육을 이수한 후 개인택시를 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개인택시는 부지런히 일하면 일정 금액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데다 일하는 시간도 자유롭게 본인이 조율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일하고 싶으면 일하고, 쉬고 싶으면 쉴 수 있다. 낮에만 운행하면 소위 말하는 진상 손님도 만나지 않을 수 있다. 퇴직자들은 대개 나이가 많기 때문에 이런 점이 큰 장점이다.

 

나중에라도 면허를 되팔아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면허 값이 더 뛰어 이익을 볼 수도 있다. 본전은 커녕 빚도 질 수 있는 불안정한 자영업과 비교해봐도 안정성이 높다. 

 

나이 제한이 없는 점도 수요가 높아진 배경이다. 퇴직자들 대부분이 아직도 생계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데, 경기침체 상황에서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 보니 개인택시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택시는 공급 과잉 상태여서 신규 면허 발급이 거의 없어 기존 택시사업자에게 면허를 사야 하는 구조인데 교육 이수자 중 상당수가 실제 개인택시 양수로 이어지면서 면허 값도 오르는 추세다. 

 

서울시 개인택시 시세는 2021년에 8000만원 전후에 거래되다가 지난해 4월 1억원을 넘어선 이후 최근 1억1500만~16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의 개인택시 값도 상승세다. 부산은 1억원, 대전 1억3000만원, 광주 1억4500만원이고 전국에서 택시 영업이 가장 부진하다는 대구도 6000만원이다. 경기 수원 1억8000만원, 경기 화성은 2억2000만원, 충남 천안은 2억3500만원을 호가한다.

 

개인택시 면허가격 상승은 국토부가 2022년 11월22일부터 '택시 부제‘를 해제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택시 부제 해제로 자유로운 영업 환경이 마련된 데다 열심히 일하면 더욱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택시에 대한 높은 수요와 달리 정작 현직 기사들은 ”수입이 예전 같지 않다“며 울상이다. 개인택시 기사 박모(69) 씨는 "예전에 비해 손님을 많이 떨어졌다”며 “시간이 지나면 좀 괜찮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교통안전공단, '화물차 디지털 운행기록장치' 무상점검
  •  기사 이미지 '공정위 조사방해' 화물연대 1심 무죄…"공정위 조사 대상 아냐“
  •  기사 이미지 정부, 9일부터 불법자동차 일제 단속
오늘의 주요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