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모빌리티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에서 택시 부제의 전면 해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혁신위는 내년 4월 시행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2020.4.7 공포)의 하위법령 등을 논의해 정부에 제안하고 업계 간 이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플랫폼 운송서비스 차량 총량과 기여금 규모, 택시 혁신 방안 등을 확정해 권고안을 낼 계획이다.
혁신위는 지난 5월14일 1차 회의를 가진 후 이달 16일까지 모두 6차례 회의를 가졌다. 오는 30일 7차 회의를 갖고 8월 중 이해관계자 의견을 듣는 오픈 워크숍 개최를 마지막으로 최종 권고안 작성에 돌입한다. 권고안이 8월 말 완성되면 국토교통부는 9월 중 이를 반영해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내년 4월8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혁신위 회의에서는 고질적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택시 부제(의무휴업제)의 전면 해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일부 위원들은 택시 부제를 전면 해제할 경우 출퇴근이나 심야 특정시간대 택시 공급부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1년 내 전면 해제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아 택시 부제 해제가 권고안에 담길지는 불투명하다. 부제 해제를 반대하는 위원들은 택시공급과잉 지역의 경우 부제로 이를 조정하고 있어 공급 초과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데다가 법인택시업계의 반발로 인한 사회적 갈등도 심할 것으로 보여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서울 택시의 경우, 4월말 기준 면허대수는 총 7만 1891대로 법인 2만 2693대(31.6%), 개인 4만 9198대(68.4%)다. 영업이 가능한 등록대수는 법인의 경우 1만 8419대로 약 20%에 달하는 4300여대가 휴업중이고, 운전기사 부족난으로 등록대수의 30% 이상이 가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택시 등록대수는 4만 9070대로 면허대수와 별 차이가 없다.
서울 법인택시는 부제가 없고 개인택시만 3부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점 등을 감안할 때 현재 서울에서 운행되는 실제 택시 대수는 하루 평균 4만5000여대 정도로 추정된다. 개인택시 부제를 풀 경우 하루 1만5000여대가 더 운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출퇴근이나 심야 특정시간대 택시 공급부족이 해소될는지, 아니면 공급 초과로 또 다른 부작용이 일어날지는 어느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서울의 경우 부제를 전면 해제할 경우 특히 법인택시업계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부제를 전면 해제한다면 법인과 개인택시 간 협의가 관건이다.
다른 지역의 택시부제 현황을 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은 법인택시 6부제와 개인택시 3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인천은 법인택시 12부제, 개인택시 3부제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3부제, 6부제, 10부제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제가 없는 지역도 60여 곳에 달한다.
최근 국토부는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보급을 늘리기 위해 친환경 택시의 부제 운행을 폐지하기로 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택시제도 운영기준에 관한 업무처리요령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친환경 택시의 부제 운행 폐지는 빠르면 이달 말부터 시행된다.
이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