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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월급제, 8월 전면시행 앞두고 ‘혼란’ 가중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4-02-23 10: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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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사 갈등 해소할 제도 보완은?…국토부, 표준 임금협정안 마련

택시회사

전국 법인택시를 대상으로 하는 '택시 월급제' 시행일이 가까워지면서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3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먼저 도입한 '택시 월급제'가 오는 8월 전국 확대를 앞두고 있지만 이에 앞서 노사 갈등과 반발을 해소할 제도 보완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택시 월급제는 주 40시간 이상 근로를 전제로 발생한 운송수입 전액을 회사에 납부한 후 고정금액을 월급으로 받는 제도다. 2019년 8월 개정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에 규정돼 있다.

 

2021년 1월1일부터 서울 지역에서 우선 도입됐으며 그 외 지역의 경우 개정법률 공포 후 5년(2024년 8월) 이내에 시행해야 한다.

 

법인택시기사의 장시간 노동을 부추기는 사납금제의 폐단을 막고 안정적인 고정소득을 보장해주기 위해 시행되는 것이지만 문제는 현장과의 괴리다. 

 

명분만 놓고 보면 이상적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논란거리이며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많은 택시회사들이 월급제를 도입하면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며 변형된 형태의 사납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월급제 위반을 피하기 위해 과거의 사납금을 월 기준 운송수입금으로 이름만 바꿔 운영한다. 월 기준 운송수입금에 미달하면 월급을 깎고, 초과금액에 대해서는 기사와 회사 측이 6대 4, 또는 7대 3으로 분배한다.

 

택시회사들은 처음부터 월급제에 반대했다. 택시운송업은 배차 후 운전기사가 사업자의 감독과 통제에서 벗어나 영업을 하는 특수성이 있어 기사 각자가 벌어들이는 수입금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일정액의 월급을 달라는 것은 결국 적자 도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회사들은 월급제를 시행한다고 해도 기사의 불성실 근로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대책으로 월 운송수입 기준금을 책정하고 초과금액에 대해서는 성과급, 미달금액에 대해서는 감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택시업체 사장은 “월급제는 경영의 투명성 확보와 기사 간 임금 편차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불성실 기사에 대한 문제가 생긴다”며 “성실한 기사가 불성실한 기사와 비슷한 월급을 받게 되면 상실감을 갖게 되고, 기사들이 일을 게을리하면 회사경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8월부터 월급제 도입을 앞둔 지방의 한 택시업체 사장은 “월급제가 시행되면 회사가 기사 한 명당 부담해야 할 돈이 월급 200여만 원과 4대 보험, 퇴직금 등을 합쳐 300만 원 정도가 된다”며 “택시 한 대당 500만 원 이상 매출을 올려야 회사가 유지되는데 이게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들 중에는 의외로 월급제보다 사납금제를 선호하는 기사들이 꽤 많다. 특히 높은 영업 성과를 올리는 기사들은 사납금 외에 나머지 수입을 모두 가져갈 수 있는데 이를 회사와 나누고, 월급이 인상되면서 건강보험료 등 4대 보험 부담료 부담도 늘어나 큰 불만이다. 

 

한 택시기사는 “사납금 외 초과금은 소득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해당 부분만큼 이득을 볼 수 있었고 4대 보험 부담료도 적었다”며 “하지만 월급제 도입 후에는 종전과 똑같이 일하면서도 실질적으로 더 낮은 임금을 받게 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처럼 택시 월급제에 대해 노사 갈등과 반발을 보이며 사실상 법 개정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월급제가 택시발전의 방향성은 맞기 때문에 제도 정착을 위한 과도기적 단계로 보고,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법인택시 월급제의 확대시행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수행기관 한국교통연구원)을 이미 마쳤다. 월급제로 인한 노사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표준 임금협정안을 마련해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표준임금협정안은 강제성은 없고 가이드라인 성격이다.

 

국토부는 월급제 시행의 가장 큰 문제는 노사 양측의 잘못된 인식이라며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수십 년 간 이어져온 오랜 악습이 단번에 바뀌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노사 모두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시기사는 회사 소속의 근로자다. 운송수입은 모두 회사 것이 돼야 하고, 근로자는 월급과 성과급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맞다”며 “택시산업 발전을 위해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월급제를 통해 서비스 개선을 이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통·노동 관련 전문가들은 “택시 월급제를 놓고 현재와 같은 혼란이 지속된다면 노사 갈등이 더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아무리 선한 의도에서 출발했더라고 다수에게 선하지 못한 결과를 미친다면 결코 좋은 정책이 될 수 없다. 제도 보완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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