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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택시 승차난 해결의 키는 결국 ‘돈’!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3-01-29 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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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 호출료·할증 요금 올리자 배차성공률 크게 개선…운행대수도 늘어


심야택시 승차난을 해결하는 키((key)는 결국 ‘돈’(수입)이었다. 정부가 심야택시 호출료를 인상하고 심야할증 시간을 조정하면서 요금도 올리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심야시간 택시 배차성공률이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9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도권 심야 시간대(오후 10시~다음 날 오전 3시) 배차 성공률은 42.3%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해 6월(26.1%)보다 16.2%포인트 오른 것이다. 6월은 코로나 일상 회복에 이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시기여서 심야 택시 수요가 몰린 때였다.

 

지난해 12월 배차 성공률을 요일별로 보면 ▲월요일 56% ▲화요일 51% ▲수요일 43% ▲목요일 39% ▲금요일 40% ▲토요일 35% ▲일요일 35%로 집계됐다. 6월의 모든 요일보다 12~22%포인트씩 개선된 수준이다.

 

택시 운행 대수도 함께 늘었다. 카카오T 앱으로 집계된 12월 하루 평균 심야시간 출근 기사 수는 6월 대비 11.4% 늘었다. 정부가 심야택시 호출료를 인상하고 심야할증 시간을 조정하면서 요금도 올리자, 수입 증가를 기대한 기사들이 이 시간대에 많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택시 호출료를 3000원에서 최대 5000원으로 올렸다. 이어 서울시는 12월부터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인 심야할증 시간을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로 늘리고, 승객이 많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2시에는 기본 할증률(20%)의 배인 40% 할증을 적용했다.

 

탄력 호출료나 심야 할증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시민들도 적지 않아 택시 수요가 줄어든 효과도 있겠지만, 택시 기사들의 수입을 늘려 공급을 확대한다는 이 같은 정책은 어느 정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돼 이를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탄력 호출료나 심야 할증요금 조정·인상이 이뤄지지 않은 비수도권 지역은 배차 성공률 변화폭이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또 수도권도 출퇴근 시간대의 배차 성공률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대 광역시 심야시간 배차성공률은 51.8%로 8.6%포인트 늘었다. 증가폭만 놓고 보면 수도권의 절반 수준이다. 5대 광역시를 포함한 비수도권 지역의 심야시간 배차성공률은 42.0%로 조사됐다. 6월보다 6.3%포인트 늘어난 수준에 불과하다.


수도권 출·퇴근 시간대 배차성공률은 모두 하락해 여전히 택시 수급 불균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평일 기준 수도권의 출근 시간대(오전 7~9시) 배차 성공률은 33.7%로, 6월 36.4%와 비교해 오히려 2.7%포인트 떨어졌다. 퇴근 시간대(오후 5~7시) 배차 성공률도 6월에 36.0%, 12월에 35.2%를 나타내 0.8%포인트 낮아졌다.

 

다음달부터는 서울시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라 당분간 택시 수요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요금 인상에 따른 영향은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택시요금 비싸서 못 타겠다”는 소리가 많이 나올수록 택시 잡기는 훨씬 수월해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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