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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전세버스 기사 대기시간, 온전한 휴식 아냐”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9-04-28 16: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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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무 없이 19일 연속근무 중 사망…“과로 산재사망 인정”



다른 운전기사에 비해 대기시간이 긴 전세버스 운전기사라도 19일 동안 휴무 없이 근무하다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전세버스 운전기사의 대기시간은 온전한 휴식시간이 아니라는 취지다.

 

대법원 3(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근무 중 사망한 전세버스 운전기사 김 모씨의 부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부지급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의 근무시간에 대기시간이 포함돼 있기는 하나 휴게실이 아닌 차량 또는 주차장에서 대기해야 하고, 승객들의 일정을 따르다 보니 대기시간도 규칙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대기시간 전부가 온전한 휴식시간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2015915일부터 103일까지 19일 동안 휴무 없이 전세버스를 운행한 뒤, 104일 오전 8시 출근해 버스를 세차하던 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숨졌다.

 

김씨의 아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를 청구했지만, 공단이 사망 전 연속적으로 과중한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발생시켰다고 인정되는 업무적 요인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1·2심은 김씨가 19일간 휴무없이 근무하기는 했지만, 장시간 대기시간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과중한 업무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김씨가 장기간 대기시간을 갖긴 했지만 온전한 휴식시간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사망 직전 야간근무 3시간30분을 포함해 15시간 넘게 운전했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퇴근 6시간30분 만에 출근해 세차하던 중 쓰러져 사망했다업무 내용과 강도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고, 피로가 급격하게 누적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장시간 대기시간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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